스마트워치 지급 등 신변 보호 조치도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 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설전을 주고 받았던 MBC 기자를 살해하겠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경찰은 작성자 추적 등 수사에 착수했으며 해당 MBC 기자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21일 오전 '일간베스트' 커뮤니티에 "내가 총대 매고 MBC로 직접 찾아가 해당 기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오자 즉각 작성자의 IP를 추적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신변 위협 글 뿐만 아니라 MBC 기자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담겼습니다. 현재는 이 게시글을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게시물을 본 시민들은 112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은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본사로 출동해 해당 기자의 신변 안전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신변 보호 조치도 취했습니다. MBC 사옥 인근 순찰도 강화됐습니다.
MBC는 글 작성자에 대한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앞서 지난 18일 아침에 열린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은 'MBC 전용기 배제가 선택적 언론관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MBC 전용기 배제는 (MBC가)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에 MBC 기자는 "무엇이 악의적이었느냐"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해당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집무실로 들어갔습니다.
당시 자리에 있던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해당 질문을 던진 MBC 기자를 향해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고, 다시 MBC 기자는 "질문도 못하냐. 질문 하라고 만든 것 아니냐"고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이 비서관은 "말꼬리 잡지 마라. 보도를 잘하세요"라고 응했습니다.
이러한 설전이 발생한 후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MBC가 악의적인 이유 10가지를 밝히면서 대통령실과 MBC 사이 갈등은 극에 달했습니다.
또 대통령실은 비서관과 MBC 기자 사이 설전을 '불미스러운 사태'라고 문제 삼으며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점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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