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녀 넷과 극단적 선택 시도 40대 여성에 집행유예

네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 첫째 병원비 등 경제적 어려움 있어
"이전까지는 누구보다 아이 열심히 키워…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길"

생활고를 비관해 자녀 4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40대 엄마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부장 서전교)는 14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0)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A씨는 지난 7월 31일 오후 충남 아산시 자택에서 미성년 자녀 4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씨는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아이가 깨어 울자 잠에서 깨어났고, 곧바로 잘못을 깨닫고 119에 직접 범행을 신고했습니다. 다행히도 현재 자녀 넷 모두 현재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A씨는 네 자녀의 양육비와 생활비뿐만 아니라 특히 건강이 좋지 않은 첫째의 병원비 등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신속하게 화재를 진화하고 적극적으로 구호 조치에 나서 아이들이 어떤 상해도 입지 않은 점도 선처 요소가 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신고하지 않고 사건을 덮을 생각이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이들의 건강과 안위가 걱정돼 신고했다"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런 범행을 저질렀지만, 범행 외에는 누구보다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고 양육하는 데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사치한 것도 아니고, 생활비와 양육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점도 있으며 수개월 구금 생활을 하면서 충분히 반성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3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고, 이날 선고 공판이 열린 법정에 서서 내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판결 선고를 듣고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한 피고인에게 재판장은 "성실한 남편을 만나 아이들도 4명이나 낳아서 잘 키우고 있지 않았나"라며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위로를 전했습니다.

한편 A씨는 이날 집행 유예를 선고받아 3개월여의 구금 생활을 마치고 풀려났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