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기억 안 나"…아이 울자 기내서 난동부린 남성 징역 3년 구형

A씨 "당시 상황 기억나지 않지만 모두 제 잘못"
검찰 "10차례 폭력 전과, 피해자 측과 합의 못해 징역 3년 재판부에 요청"

항공기 안에서 아이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폭언하고 난동부린 40대 남성이 법정에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검찰은 해당 남성이 과거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는 점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습니다.

제주지법 형사3단독 강란주 판사는 26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47)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습니다.

당시 A씨의 난동을 다른 승객들이 찍어 제보하면서 여러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논란이 일자 A씨는 “불만을 토로하자 아기 아빠가 ‘항공기에서 내리면 보자’라고 말해 아이 아빠의 발언에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항공기 내에서 소란을 부리면 다른 승객에게 피해가 되니 내려서 얘기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이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모두 잘못했다"며 "피해자에게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검찰은 A씨가 △10차례 이상의 폭력 전과가 있는 점 △피해자 자녀가 상당한 충격을 받은 점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들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한편 A씨는 지난 8월 14일 오후 4시 10분에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던 에어부산 BX8021편 기내에서 갓난아기가 울자 부모에게 폭언하며 난동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아이의 부모를 향해 “왜 피해를 주고 그래 ××야. 누가 애 낳으래?” “죄송하다고 해야지 ××야. 네 애한테 욕하는 건 ×같고 내가 피해받는 건 괜찮아? 어른은 피해 봐도 돼?” 등의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또 아기 아버지의 얼굴과 가슴을 향해 가래침을 뱉고 멱살을 잡아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부부의 사과와 승무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A씨의 난동은 10분간 이어졌습니다.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로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에 위협을 끼쳤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11월 23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