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교도소서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밀반입 지휘한 일당 검거

경찰이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입하고 이를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3.54kg과 범죄수익금인 현금 4억5400만원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26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동남아에서 필로폰 3.54kg을 밀수입해 유통시킨 일당 8명을 마약류관리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고, 이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공범 1명의 체포영장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밀수책들은 세관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동남아 현지에서 통조림 캔 속에 필로폰을 은닉해 포장한 후 국제특급우편으로 국내에 반입하는 방식을 썼다. 밀반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압수된 필로폰 3.54kg은 시가 110억8000만원 상당이다. 통상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감안하면 약 11만8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용량이다.
경찰은 밀수 총책인 60대 A씨가 동남아 현지에서 마약류 소지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 구금된 상태에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밀수를 지휘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동남아의 한 국가에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경찰은 A씨의 형기가 끝나는 대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아 강제송환할 예정이다.

A씨는 국내에서 마약 전과 10범 이상으로, 2019년 3월 동남아로 출국한 이후 지금까지 필로폰 7.6kg과 헤로인 1.2kg가량을 밀수한 혐의 등으로 검찰과 경찰에 5건의 지명수배가 된 전력이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헤로인 1208g을 한국에 밀반입하며 자신의 어머니를 가담시켰고, 범죄수익금을 관리하기 위해 20대 딸을 범행에 가담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지난 8월 A씨 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범죄수익금 3억3400만원을 압수했고 법원에 기소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국내 유통책 2명에게 압수한 현금 1억 2000만원까지 포함해 압수한 현금은 4억5400만원에 달한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필로폰 투약자를 검거하면서 밀수입과 연루된 정황을 파악하고 판매책(상선)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9월 판매책 피의자 1명을 최초로 검거하면서 상선까지 수사망을 타고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유통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주요 마약 사범의 밀수를 검거해 대규모 국내 유통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SNS, 가상자산 등을 통한 마약류 유통사범에 대한 연중 상시단속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마약은 해외에서 국내로 유통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향후 관세청과 협력 강화를 통해 마약류 사범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