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제주로 가던 여객기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아기 부모에게 수차례 폭언을 퍼부어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40대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26일 제주지법 형사3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46)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는 이미 열 번 이상 폭력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또 A씨 범행으로 피해자 자녀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으며 A씨는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도 못했다"며 구형 사유를 밝혔다.
A씨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내 폭행과 상해 등의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8월 14일 오후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갓 돌이 지난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자 "애XX가 교육 안 되면 다니지 마! 자신이 없으면 애를 낳지 마! 이 XX야"라는 등 아기 부모를 향해 여러 차례 폭언을 퍼부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승무원의 제지에도 마스크까지 벗고 아기 아버지의 얼굴에 침을 뱉고 멱살을 잡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기내에서 승무원들에게 제압돼 제주 도착 후 경찰에 인계됐다. 그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8월 16일 정식으로 입건됐고 같은달 29일 구속됐다.
A씨는 사건 직후 방송에 직접 자신의 입장을 전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한 방송을 통해 "아이 아빠도 폭언을 했다"며 "사건 당시 아이가 시끄럽길래 '아 시끄럽네 정말'이라고 했더니 아이 아빠가 '내 자식에게 왜 뭐라고 하냐? 너 내려서 나 좀 보자"며 협박성 발언을 한 게 발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같은 비행기를 탔던 다른 탑승객들이 "아이 아빠는 아기가 울자마자 연신 '죄송하다'며 다른 승객에게 사과했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역풍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A씨는 입장을 바꿔 최후 진술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모두 제가 잘못했다"며 "부끄럽고, 창피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해자에게 사죄드리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1월 23일 오후 2시께 열릴 예정이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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