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증 등 이유로 결과 발표 미루다 5년여 만에 공개
"생리대로 인한 자극 외에 개인 병력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 배제 어려워"
환경부, 추가 연구 검토키로
"생리대로 인한 자극 외에 개인 병력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 배제 어려워"
환경부, 추가 연구 검토키로
여성의 90%가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대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학물질(VOCs)'이 가려움증, 통증, 생리통 등 생리 관련 불편 증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21일 "환경부와 식약처가 공동으로 실시한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결과보고서에 '생리대 사용과 그로 인한 불편 증상과의 경향성이 확인됐다'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는 2017년 생리대 사용에 따른 건강 피해 여부를 규명해 달라는 정의당과 여성환경연대 등 시민사회의 청원으로 실시됐으며 정부는 민·관 공동조사 협의체를 구성해 2018년 4월부터 건강영향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 결과 패널들이 생리대 사용 중 겪은 증상으로는 생리혈 색 변화(20.3%)가 가장 많았고 생리통(18.9%), 여드름(15.3%), 외음부 트러블(14.9%), 두통(13.4%), 어지럼증(11.6%)이 뒤를 이었습니다.
보고서는 "2018~2019년 단면조사와 2019~2021년 패널조사 결과 모두 일회용 생리대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 노출 수준에 따라 생리 불편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다만 생리 불편 증상에는 일회용 생리대로 인한 물리적 자극과 함께 개인 질병력 등 여타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가 초기 단계 연구인 만큼 추가 연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환경부와 식약처는 2021년 4월 민관협의회 회의에서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식약처는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발표를 미뤄 왔습니다.
이후로도 1년 반이 지나도록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다가 지난 20일 종합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질타가 쏟아지자 결국 자정이 돼서야 제출을 약속해 이날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강 의원은 식약처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 때와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민관협의회 결과 및 결과보고서의 결론대로 하루빨리 생리대 노출·독성평가에 착수해 후속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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