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햇살론' 심사과정 악용해 30억 대출사기 일당 재판에 넘겨져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의 대출 심사제도 허점을 악용해 사기 행각을 벌여온 브로커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24일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무자격 대출자 261명을 모집하고 이들의 건강보험 등 서류를 위조해 30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편취한 A씨(27) 등 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중 전달책을 맡은 B씨(29)는 불구속 기소됐다.
브로커들은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온라인 소셜미디어 광고로 대출 상환 능력이 없는 무직 대출 차주 261명을 모집했다. 이후 이들의 건강보험 관련 서류를 받아 발급번호를 확보한 후 서류에 직장명을 '포토샵'으로 급여소득이 있는 것처럼 위조했다. 이렇게 만든 가짜 서류로 23개 금융기관에서 30억5400만원을 대출받고 대출금의 30%는 수수료 명목으로 차주에게 돌려줬다.
이들 일당은 햇살론의 대출 과정에서 보증 심사 업무를 위탁해 시행하는 금융기관들이 소득 증빙자료를 허술하게 확인하는 심사 절차상의 미비점을 악용했다. '햇살론'은 저신용등급 직장인에게 저리로 대출해주고 이를 정부 재원으로 보증하는 상품이다.

경찰은 2020년 11월 1500만원 상당의 무자격 대출 차주의 대출 사기를 불구속 송치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수사 중 조직적인 범죄 정황을 포착해 브로커 일당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명의를 빌려준 차주의 명단을 서민금융진흥원에 통보했고, 서민금융진흥원과 금융기관은 부당 대출금 환수, 사기 대출자에 대한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