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가 '불법 대선자금' 혐의로 자신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되고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특검 카드를 꺼낸 것을 비판한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종합감사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수사받는 당사자가 마치 쇼핑하듯이 수사 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적어도 민주 국가 중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대장동 특검' 요구에 대해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여당에 공식 요청한다"며 "화천대유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특검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해당 특검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윤 대통령 부친의 집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누나가 구입한 경위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이 지난 19일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막은 데에 대해서도 "범죄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재량이 아니라 의무"라고 말했다. 또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지만,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힘으로 막고 물건을 던지는 것은 범죄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민주당의 반발에 지난 19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뒤 이날 닷새 만에 압수수색 재시도를 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은 지난 1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체포하고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민주연구원 내 김 부원장 개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당원들이 민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야당탄압이라는 취지로 당사 앞에서 검찰 측과 7시간 가량 대치하면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 중앙당사에 있다. 검찰은 24일 오전 민주당 당사에 진입해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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