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의 상장이 확정된 것처럼 속여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A씨 등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11명은 불구속으로 송치됐다.
A씨 등은 작년 11월부터 올 5월까지 "곧 코스닥에 상장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관련 비상장 주식이 있는데 투자하면 4∼5배 수익을 약속하고 원금을 보장한다"는 등의 말로 속여 190여명으로부터 36억여원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당 주식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호재 기사와 기업설명(IR) 자료를 허위로 작성·홍보해 주당 2000원대인 주식을 최대 10배 이상 부풀려 팔아넘겼다.
이들은 전문 투자매매사를 가장한 유령회사를 세운 뒤 텔레마케팅 교육과 관리책, 회계 담당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죄를 계획해 실행했다. 경찰이 이를 범죄단체로 보고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 업체는 투자자들에게 홍보한 거짓 상장 시점이 임박하자 기존 업체를 폐업하고 한동안 잠적한 뒤 새로운 유령업체를 설립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 나갔다. 경찰은 작년 12월 '한 업체가 대포폰과 가명을 사용해 비상장주식 매입을 권유한다'는 등의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들어갔고, 올 5월부터 총책 A씨를 비롯한 용의자들을 검거했다. 범죄 수익금 가운데 15억원은 법원에서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 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하락하며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원금 회복 심리를 이용한 조직적 투자사기 범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상장 예정', '단기간 고수익' 등 홍보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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