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19일 만에 재개하면서 서울 지하철 5·9호선 출근길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5호선 광화문역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여의도역까지 5호선 역마다 모두 승하차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여의도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 국회의사당역까지 이동했다.
정상운행하면 광화문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지하철로 약 13분이 걸리지만, 이날 광화문역에서 충정로역까지 가는 데만 약 30분이 걸렸다. 이날 시위에는 철창에 스스로를 가두거나 관을 끄는 등의 관계자 5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시위에 참여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장애인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할 것을 촉구했지만, 예산을 삭감해버리고 권리를 무시했다"면서 "(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해) 또다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게 됐다. 이제는 국회에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출근길에 지하철을 38번이나 탔음에도 윤석열 정부와 여당 측은 '불법에는 처벌뿐'이라며 협박하고 법안을 검토하겠단 말만 되풀이한다"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만나자고 약속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며 출근길 불편을 겪은 일부 시민들은 "사람이 지하철을 탄다는데 뭐하는 거냐", "세금도 안 내면서 뭐 하는거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 시민은 "이렇게 하면 시민의 응원이 있을 수 없으니 시민을 적으로 돌리지 말라. 지하철이 아닌 법원·국회에 가서 외쳐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장연 측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의 면담 요청을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는 19일과 24일에도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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