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14일 오전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와 같은 형태의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힌데 대해 여가부가 "성평등부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면서 "보건복지부와 통합해 정책 총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가부는 이날 오후 '인권위 정부조직법 검토 의견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인권위는 이날 오전 상임위원회를 열고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검토했다.
인권위가 여가부 폐지를 반대한 이유는 주로 성평등 정책의 후퇴 우려 때문이다. 인권위는 "(여가부가)부처와 같은 전담기구가 아니라 특정 부처의 본부 차원에서 성평등 정책을 쪼개 시행하면 성평등 정책이 각 부처 고유업무에 밀리는 등 유명무실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에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은 여가부 업무 중 일부 여성고용지원 업무를 제외하고 모두 보건복지부와 통합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평등 업무 자체가 기존 여가부 소관에서 복지부로 이관되는 것이니 업무를 '쪼개'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해외의 양성평등 추진기구 중 여성 직업훈련 등 고용서비스를 직접 수행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인권위가 제안한 '성평등부'에 대해서는 "여성부의 이름을 달리한 것"이라면서 "중앙부처로서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인권위는 성평등 추진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는 근거도 제시했지만 여가부는 "양성평등 정책만을 수행하는 전담기구는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를 꺼내들었다. 여가부에서 UN에서 작성한 자료를 집계한 결과 '여성명칭 포함기구'와 '젠더, 성평등, 여성·젠더·평등 조합기구'를 운용하고 있는 국가는 2015년 120개국에서 2020년 113개국으로 줄어들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구에 '여성'이라는 들어가는 기구는 주로 양성평등을 전담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성평등 추진기구는 2015년 191개에서 2020년 194개로 늘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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