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소 사실상 감금된 17살 이집트 소년…3번째 위헌 심판대

【 앵커멘트 】
17살 때 보호자가 없어 외국인보호소에 사실상 감금됐던 이집트 소년이 무기한 구금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헌재에서 공개 변론이 열렸습니다.
외국인보호소는 지난해 이른바 새우꺾기 고문 논란이 불거졌던 곳이죠.
앞서 헌재는 두 차례 위헌이 아니라고 했는데 세 번째 심판대에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손과 발이 등 뒤로 한꺼번에 묶인 채 좁은 독방에서 불편하게 움직이는 한 남성.

입고 있는 옷에는 보호외국인이라고 적혀 있는데, 지난해 이른바 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고문 논란이 불거진 영상입니다.

이런 외국인보호소는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출국 전까지 '보호'하는 장소인데, 구금에 가까운 환경과 사실상 무기한 구금이 가능한 법 조항이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실제 지난 2018년 당시 혼자 입국한 한 17살 이집트 국적 A 군은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난민신청을 접수도 못 한 대신 한 달간 보호소에 수용됐습니다.

A 군은 당시 일면식도 없는 성인들과 한 공간에 수용됐고, 통역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교도소와 같은 생활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인터뷰 : 사다르 / 카슈미르 난민인정자 (보호소 2년 수용) (김연주 변호사 대독)
- "외국인보호소에 갇힌 사람들은 그들의 구금이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심지어 외국인보호소에서는 운동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결국 문제가 된 출입국관리법 조항은 위헌심판으로 넘어갔고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변론이 열렸습니다.

위헌심판청구인 측은 "상한도 영장도 없이 무기한 구금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 인터뷰 : 이상현 / 제청신청인 측 대리인
- "미국대법원은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합리적으로 필요한 시간만큼만 구금할 수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집행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구금하는 건 위법하다…."

법무부 측은 "장기구금은 대부분 중범죄자"라고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서규영 / 법무부 측 대리인
- "이런 사람들은 보호기간 상한을 두면 예컨대 100일이든지 뒀다고 했을 때 100일만 견디면 석방돼야 하고 그런 사람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앞서 헌재는 2010년에는 각하, 2016년에는 재판관 9명 중 정족수에 1명 모자란 5명이 위헌판단을 내려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