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창작 욕구 고취 취지에 어긋나"
김건희 여사가 조종석에, 칼을 든 검사들은 그 뒷칸에 탄 만화 작품 '윤석열차'가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개최한 '한국만화축제'에 약 4일 동안 전시된 가운데 이에 대해 정부는 "유감을 표한다"면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공모전에 대해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늘(4일)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 작품이 금상을 받고 만화축제에 전시된 것과 관련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체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경기도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에 대해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나,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 원이 지원되고 있고, 이 공모전의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문체부는 이 행사의 후원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함께 고지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앞서 '윤석열차'라는 만화 작품이 지난달 30일부터 전날(3일)까지 약 4일 동안 제 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린 한국만화박물관 2층 도서관 로비에 전시된 바 있습니다. 작품을 보면, 열차 앞머리 쪽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이 걸려있으며 열차 조종석에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탑승해 있습니다. 그 뒤로는 검사들이 손에 칼을 들고 있고, 열차가 가는 길에는 시민들이 놀라 도망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해당 만화는 한 고등학생이 그린 것으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경기도지사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을 두고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주최 측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현실을 풍자한 그림은 예전부터 있었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작품이 금상으로 선정된 만큼 박물관에 많은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아울러 작품 수상 선정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무작위로 추첨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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