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우승자 "한화 경기 본다는 자세로 멍때렸다"
배우 엄현경 참여
배우 엄현경 참여
3년 만에 다시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참여한 한화이글스의 한 남성 팬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어제(18일) 오후 서울 잠수교 위에서 '2022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38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배우 엄현경 씨를 비롯해 고등학생, 자영업자, 경찰 등 '멍때리기'에 자신 있다는 50팀이 선발돼 도전에 나섰습니다.
이번 대회는 90분 동안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15분마다 확인해, 가장 안정적인 평균 심박수를 기록한 팀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시민 투표와 참가자별 심박수 체크 결과를 합산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했습니다.
멍때리기 대회는 말 그대로 누가 더 오래 졸음을 이겨내고 아무 행동과 생각 없이 멍한 상태는 유지하는지를 겨룹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뒤처지거나 무가치하다는 현대사회 통념을 뒤집는 일조의 현대미술(퍼포먼스 아트)의 취지로 진행되었습니다.
2016년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한 크러쉬 / 사진 =연합뉴스
앞서, 2016년 처음 열린 이 대회에서는 가수 크러쉬가 우승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배우 엄현경 씨는 "24시간 멍때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며, 그는 "처음 심박수 잴 때 높게 나왔는데, 처음에 높게 나온 뒤 차차 낮아지게 하려는 전략"이라며 유쾌하게 대회 참여 의지를 전했습니다.
올해 우승은 서울에 사는 김명엽(31) 씨가 차지했습니다. 김 씨는 시민투표 사연에 "10년째 한화 이글스 야구팬으로 한화 경기를 보고 있으면 절로 멍이 때려진다"라고 적었습니다.
실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참가한 김 씨는 현장 취재진에게도 "한화 경기를 본다는 자세로 멍때렸다, 화 경기를 보면 자동으로 멍을 때리게 되고 이렇게 10년을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큰 것 바라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몸 건강하게만 뛰어줬으면 좋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에서 생각을 비우며 잠시나마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떨치길 바라는 마음에 대회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한강공원을 다양한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멍때리기 대회 / 사진=연합뉴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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