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허 교수에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 수여
오세정 서울대 총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설계자가 돼라"
오세정 서울대 총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설계자가 돼라"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오늘(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올랐습니다.
허 교수는 여러 수학적 난제들을 증명하고 새로운 수학 분야를 연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달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수학연맹(IMU) 필즈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2002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해 수리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쳐 2007년에 졸업한 서울대 졸업생(물리·천문학부 학사)입니다.
서울대는 허 교수의 축사 전 그에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을 수여했습니다. 청바지에 티셔츠, 정장 재킷의 편안한 차림으로 연단에 선 허 교수는 "제 대학 생활은 포장해 얘기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고, 똑똑하고 건강하고 성실한 주위 친구들을 보니 나 같은 사람은 뭐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금 듣고 계신 분들도 지난 몇 년간 본질적으로 비슷한 고민 과정을 거치셨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제 더 큰 도전과, 끝은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매일의 반복을 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로섬 상대 평가의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예외적으로 일부만 성공할 것”이라며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습니다.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 76회 후기 학여수여식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김종섭 서울대 총동창회 회장도 축사에서 "자신을 낮추며 남들보다 2% 더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여러분들은 분명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닥친 어려움을 전 세계적으로 합심해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시간이었다"며 "코로나19의 생존자가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설계자'가 돼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날 학위수여식은 2019년 8월 후기 학위수여식 이후 3년 만의 첫 대면 졸업식으로, 서울대는 지난 3년 동안 비대면 졸업식을 치른 졸업생 중 희망자들에게도 이날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고 500여 명의 졸업생이 서울대 체육관을 메웠습니다.
이날 서울대는 졸업식에서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 등의 이유로 제적돼 졸업하지 못한 7명의 민주화 운동 열사 유가족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959명, 석사 1041명, 박사 700명 등 총 2700명이 학위를 받았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jy1748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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