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비서관 "상징적 공간을 국민적 동의 없이 허울로 포장"
청와대 활용 논란 끊이지 않아…지난달엔 문화재청도 모르는 새 기업 소파 등장
청와대 활용 논란 끊이지 않아…지난달엔 문화재청도 모르는 새 기업 소파 등장
최근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가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와 협업한 것과 관련해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가 일침을 날렸습니다.
박술녀는 어제(28일) M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연 서양 드레스에다가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인가”라며 “상징적이고 세계 사람들이 바라보고 관심 갖는 그 장소에서 그런 옷을 찍은 것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는 말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디자이너 류노스케 오카자키 의상으로 알려진 드레스 / 사진=보그코리아
지난 22일 보그 코리아는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이름의 화보를 공개하고 청와대 본관과 인왕실, 영빈관 등에서 한혜진 등 모델들이 각종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들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활용 논란에 더해 해당 화보 중 일본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이너인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의상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논란이 됐습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페이스북에 “청와대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상징적 공간을, 과반의 국민적 동의 없이 폐쇄한 것”이라며 “폐쇄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하여 역사적으로 단절시켜 버린 것이다. 이러한 권한은 누구도 부여한 바가 없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처럼 연구 조사와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는 청와대 활용 사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보그 화보 촬영 논란에 앞서 최근에는 종합미디어그룹 IHQ 모바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인 '바바요(BABAYO)'가 청와대 앞뜰에 소파를 설치하고 특정 브랜드와 웹예능을 촬영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문화재청은 "협의 과정에서 IHQ 측에서는 특정 기업체나 브랜드의 소파 제품에 대한 언급, 기업 홍보용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향후계획에 대한 설명이 일절 없었고, 이에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해당 사실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청와대 방문객들의 모습을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해 청와대 개방의 의미를 담는다는 촬영 허가 신청을 받아 영상 촬영 건을 허가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되는 논란에 오는 11월 세계적 명품 브랜드 구찌와 문화재청이 경복궁에서 열기로 한 패션쇼도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찌 측은 이번 화보 문제가 불거지기 전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하고, 근정전 앞마당을 중심으로 외교 및 재계 인사, 연예인 등을 초청해 약 500명 규모로 행사를 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문화재청은 구찌 측과 논의 끝에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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