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렌터카공제조합은 렌터카 시장 확대로 인명사고를 동반한 대형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렌터카 이용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여름 휴가철에는 가족·친구들과 휴식을 즐긴다는 분위기로 운전에 긴장감이 떨어지고, 지켜야 할 수칙도 소홀히 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국렌터카공제조합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대형 렌터카 교통사고를 분석했다. 이들 사고는 20세 전후 운전에 미숙한 저연령 운전자, 차량 대여자가 아닌 사람이 운전, 가변성 많은 관광지 도로 주행 미숙, 음주운전, 과속운전 등의 경우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대형 렌터카 사고는 지난 20일 새벽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도로를 달리던 쏘나타 렌터카가 전복된 사건이다. 이 사고로 20대 3명이 숨지고, 10대~20대 4명이 크게 다쳤다. 조합에 따르면 이들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이로 조사됐다. 20대 남성 3명은 함께 여행하러 온 일행으로 렌터카를 대여해 여행 중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성 투숙객 3명, 게스트하우스 매니저와 인근에서 식사한 뒤에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낸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충남 논산시 탑정호 도로에서는 렌터카 차량이 저수지로 추락해 대학생 5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차량에는 20대 초중반의 남성 2명과 여성 3명이 타고 있었다. 여학생이 렌터카를 대여했지만, 실제 운전자는 면허를 취득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남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에도 강원도 강릉시 해안도로에서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해 10대 5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연령 제한이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나이가 든 지인의 명의로 차량을 대여했다. 그러나 10대가 음주운전 중에 커브 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렌터카 대형사고 주의 안내문. [자료 출처 = 안실련]
이들 대형 사고의 공통점은 운전이 미숙한 저연령 운전자들이란 것과 렌터카를 대여한 임차인과 실제 운전자가 다르다는 점이다. 렌터카 임차인이 아닌 제3자가 운전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 경위에 따라 동승자 등의 피해에 대해서는 보험회사에서 먼저 보상 처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보험회사는 보상 처리 비용 전액을 운전자에게 구상하게 돼 결국 사고운전자가 모두 부담하게 된다. 장동철 렌터카공제조합 상무는 "차량 대여 전 제2운전자를 렌터카 회사에 등록하지 않고, 차량 임차계약서상에 지정되지 않는 운전자가 운전하는 경우가 있다"며 "만약 이들이 사고를 일으키게 되면 자동차종합보험에서 보상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 렌터카 사고 대부분이 지리 미숙이나 운전 부주의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안전운전 지침을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은 "렌터카는 초행길에 익숙하지 않은 차종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운전 중 네비게이션, 주변 경치에 시선을 빼앗아 발생하는 사고가 잦다"며 "운행경로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규정 속도를 준수해서 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해선 렌터카공제 이사장은 "렌터카 사고 예방 관련 제도개선 노력과 홍보 활동을 강화해 렌터카 교통안전 문화 정착에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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