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차 새차로 둔갑시켰다…'썩은 차' 받은 한 차주의 억울함

차주 "컨트롤 박스 침수돼 부식, 배선도 잠겨 전류 안 흘러"
벤츠코리아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의 교환 및 환불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1억 원 중반을 호가하는 벤츠 GLS 차주가 벤츠코리아 측으로부터 불량 신차를 받고도 교환 비용을 요구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제(24일) 벤츠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한 벤츠 GLS 차주가 출고 받고 다음 날 스피커와 음성 관련 부분이 작동 안 하는 걸 발견해 딜러에게 말했더니 센터 예약을 잡아줬다며 트렁크 부분을 분해하고 찍은 몇 장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습니다.

사진에는 차량 내부 곳곳에 녹슨 흔적과 무엇인지 모르는 하얀 가루 등이 지저분하게 있었습니다. 센터 측도 차 상태를 보고 놀라며 제작 당시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A 씨는 "컨트롤 박스도 침수된 상태로 오래 부식돼 먹통이고, 배선도 잠겨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자기들이 봐도 너무 심각하고 차량 속 어디까지 침투했는지 모르니 교환을 권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가 화가 난 것은 '불량' 신차를 판매해놓고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보인 벤츠코리아 측의 대응이었습니다.

보상 문제를 담당하는 벤츠코리아 이사는 A 씨와의 통화에서 제조상 문제를 인정해 조용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사는 "차량을 등록하고 주행했으니 취·등록세 900만 원, 감가상각비 600만 원을 더해 총 1,5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가 이게 무슨 베짱이냐면서 따졌지만 이사는 차량 감가와 취‧등록세는 구매자가 부담하는 게 당연한 거라며 "1,500만원이 그리 큰돈도 아니지 않으냐"고 빈정거렸습니다. 또 A 씨는 "벤츠는 일단 등록하고 주행을 했다면 어떤 문제라도 취‧등록세와 새 차 감가 비용을 구매자에게 부담시키는 것 같다"며 뽑기를 잘못한 죗값을 구매자가 문다고 억울함을 전했습니다.

한편 벤츠코리아 측은 "해당 차량은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서 정의한 교환 및 환불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고객분께서 겪으신 불편을 고려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차량의 수리를 진행하는 방법 대신 중재심의위원회에서 정의한 절차 수준 등을 고려한 교환 조건을 고객분께 제안한 바 있다"고 교환 비용을 요구한 것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객분께서 불편을 겪으신 상황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고객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도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