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기억나느냐"며 흉기로 64차례 찔러 살해
어깨를 부딪쳐 다퉜던 고교생을 다시 찾아가 흉기로 64차례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징역 1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9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유석철)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0)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A씨는 지난 2월 1일 오후 11시 15분쯤 동두천시 지행동의 상가건물에서 흉기로 고등학교 3학년생 B군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이날 A씨는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나오던 중 B군 일행과 어깨를 부딪쳤고, 이어 편의점에서 또 한 번 B군 일행과 시비가 붙어 결국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B군은 A씨에게 "부모를 죽이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몸싸움이 벌어지자 한 주민이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파출소에서 자신은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뒤 훈방 조치됐습니다.
귀가한 A씨는 B군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고 부엌칼과 맥가이버 칼을 챙긴 채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B군을 찾아다녔습니다.
한 빌딩 입구에서 B군을 발견한 A씨는 그를 벽으로 밀치고 "내가 누군지 기억나냐"라고 말하며 흉기를 꺼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B군은 장기파열로 인한 과다출혈로 결국 숨졌습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B군 일행한테 폭행당한 것이 분해서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며 총 88회에 걸쳐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잔혹한 범행 수법 등을 이유로 들며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 범행을 발생케 한 점이 있다고 보인다"며 양형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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