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없어서 '따릉이' 타요"…거리두기 해제 뒤 '음주 따릉이' 41% ↑

부족한 시민 인식 탓에 현장 경찰 "적발 어려워"
인식 개선 및 처벌 강화 병행돼야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자전거 음주운전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심야에 택시잡기가 어려워지면서 취객들이 공공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을 이어가고 있지만 '음주 자전거 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지역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이뤄진 지난 4월 18일 전후 4주간 비교한 결과, 3월 20일부터 4월 17일까지 51건에서 4월 18일부터 5월 16일까지 72건으로 41.2% 증가했습니다.

급증한 자전거 음주운전은 '심야 택시대란'의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저녁자리가 급증한 반면 심야 택시 공급은 원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심야에 택시잡기가 어려워지자 시민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귀갓길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자전거를 '차'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벌 수위는 미미합니다. 지난 2018년 9월부터 자전거 음주단속이 첫 시행됐으며 적발 시 범칙금 3만원을 내야 합니다.

심야 자전거 음주운전이 늘어나자 경찰과 서울시 모두 대응에 나서고는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음주 따릉이가 적발되면 1년간 이용자격을 정지시킵니다. 하지만 경찰과 정보공유가 쉽지 않아 현실적인 제재는 어렵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 측에 '음주 따릉이'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 상태지만 제재에 필요한 세부 정보 제공이 가능한 지 여부는 확인이 안 됐다"며 "설령 정보를 제공받는다고 해도 지자체의 한정된 인력으로 음주 전력 이용자를 하나하나 추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음주 자전거 운전을 막기 위해서는 처벌 수위와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자전거 음주운전을 해도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음주 자전거 범칙금 규정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범칙금 수준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시민 인식 개선과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박근영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는 "술 마신 사람이 자전거를 타면 작동이 되지 않는 '음주 시동잠금장치'를 공공 차원에서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