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위장 취업으로 실업급여 '5억8000만원' 타낸 브로커 실형

가정주부와 취업 준비생 등을 모집해 업소 주인 몰래 치킨집에 취업한 것처럼 가짜서류를 꾸며 실업급여를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문 브로커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50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치킨집을 운영하는 B씨에게서 세무신고업무 일체를 위임받자 자신을 포함한 79명을 치킨집 근로자인 것처럼 속이고 고용보험에 가입시켰다가 퇴직하는 방식으로 실업급여 부정수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커 A씨는 세무사인 것처럼 행세하며 B씨가 운영하는 치킨집 7곳에 총 79명을 위장 취업시켰고 약 5억8000만원에 달하는 실업급여를 타냈다. A씨는 이중 절반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자신의 차명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신용불량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범죄수익을 은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오 부장판사는 A씨가 범행이 본격 시작될 때부터 타인 명의 계좌를 쓴 점 등을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타인 명의를 빌려 실업급여를 입금받기도 했다"면서 "수사가 개시되자 일부 수급자들에게 허위진술을 종용하고 예금 거래내역을 변조해 허위로 제출하는 등 범죄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