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 농도 역추산 때 음주 시작 시점부터 계산…대법원 "운전자에 유리하게"

【 앵커멘트 】
요즘 윤창호법 위헌 등 음주운전 관련 법률을 두고 논란이 많죠.
이번에는 음주운전자의 이전 혈중알코올농도를 예측할 때 음주 종료시점이 아닌, 음주를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저녁 무렵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40대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70%였습니다.

문제는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에도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1차 음주운전 당시 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해 추정하는 방식인 위드마크 공식으로 계산해보니 처벌 기준을 웃돌았고,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 남성은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별도의 측정 없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할 때는 피고에게 가장 유리한 음주 시작 시점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음주를 시작할 때부터 알코올의 분해·소멸이 시작된다고 본 겁니다.

이에 따라 더 긴 시간을 적용해 계산할 경우 남성의 1차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는 0.028%로 처벌을 가까스로 면합니다.

▶ 인터뷰(☎) : 송혜미 / 변호사
- "'형사소송의 기본 원칙이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라는 법언이 있는 것처럼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

대법원은 음주운전 남성에게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원칙에 입각한 판단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음주운전자에게 유리해 음주운전을 엄단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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