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온 서지현 검사가 원소속 검찰청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는 통보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최근 법무부가 서 검사의 사표를 수리했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2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전, 아무런 연락 없이 은행 입금 문자가 울렸다"며 "아직 법무부나 검찰로부터는 어떤 연락도 못 받았지만 알아보니 20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 처리가 된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이어 "30살에 검사를 시작해 37살에 최초 특수부 여검사가 되고, 2번의 법무부장관상과 12번의 우수사례 표창을 받았다"면서 "50살이 된 지금, 처음으로 영상녹화조사 및 장애인 조사, 화상 형사조정 매뉴얼, 개인정보침해 사이버범죄 대응 매뉴얼 등을 스스로 만들며 젊음과 일상을 바쳐 일할 당시에는 이런 결말은 상상도 못했다"고 적었다.
앞서 서 검사는 2018년 Jtbc 인터뷰에서 8년 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검찰은 진상조사단을 꾸려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직권남용 혐의로 안 전 검사장을 기소했다. 1,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끝에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기소하지 못했다.
서 검사는 "장례식장 이후 12년, 미투 이후 4년 4개월을 견뎠다"며 "남의 퇴임식에서 이미 숱하게 울어서인지, 어떤 미련도 아쉬움도 남지 않아서인지, 퇴임식도 퇴직 인사도 하물며 퇴직 통보나 안내마저 없이 이렇게 종결되는 검사로서의 삶에 다행히 눈물은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들과 같아지지 않았고, 그들을 참지 않았고, 저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냈다는 것에 감사하며, 바보 같은 심장에게 다시 고요히 말해줍니다. '잘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검찰 내 미투 운동을 시작한 서 검사는 재작년 법무부에 파견돼 양성 평등정책 특별자문관, 법무부 디지털성범죄특별대응TF 대외협력팀장 등을 맡았다. 서 검사는 디지털 성범죄특별대응TF에서 활동하던 중 지난달 16일 소속 청 복귀 명령을 받고 이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서 검사의 사직서 제출 사실이 알려지며 서 검사와 함께 일했던 그룹 원더걸스 출신 핫펠트(예은), 변영주 영화감독 등 TF 전문위원 17명은 "새 법무부 장관 취임 직전 '쳐내기'"라고 주장하며 집단 사퇴하기도 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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