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곰 농장 뜬장에 갇힌 채 웅담을 채취당하다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출돼 미국에 정착한 반달가슴곰 22마리의 사연이 미국 언론에 보도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한국 반달곰 22마리가 곰 사육장에서 구출돼 지난 3월 도미, 콜로라도의 한 동물 보호소에 자리잡아 동물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곰의 쓸개와 즙이 각종 질병은 물론 신종 코로노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 치료제, 건강식품 등으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또 곰들은 한국 농장에서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이른바 '뜬장'에 갇힌 채 농작물이나 곡식, 과일 대신 개 사료, 음식물 쓰레기 등을 먹으면서 지냈다고 했다.
이들 곰이 미국 콜로라도에 정착하기까지에는 비영리단체인 '야생동물의 안식처'(WAS)의 역할이 컸다.
WAS를 운영하는 팻 크레그 사무국장은 "곰들은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열악한 상황에서 지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WAS는 지난 3월 한국의 동물자유연대(KAWA)와 손잡고 자체 예산과 기부금 약 20만달러(2억4800만원)를 마련해 전세기로 곰을 데려왔다.
크레그 국장은 "이들이 처음 풀밭에 발을 딛고서 마음껏 뛰노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WP는 곰들이 WAS가 제공하는 이탈리아 음식인 라자냐도 맛나게 먹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SBS TV 일요일 아침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은 이들 반달곰이 한국에서 미국 콜로라도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방영하기도 했다.
지난 4월 3일 방영한 'TV 동물농장-사육곰 미국 이주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3월 13일 진행된 이 프로젝트를 녹화 방영한 것으로 뜬장에서 구출된 곰의 건강검진, 마지막 떠나기 전 한국에서의 만찬, 공항까지 이송 과정 그리고 비행기에 올라 마침내 콜로라도의 안식처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전 과정이 담겨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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