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을 닫고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7일 밀폐된 환경에서 장시간 머무르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고 밝혔다. 비말(침방울)이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타고 먼 거리로 전파될 수 있어서다.
2020년 8월 경기 파주시 야당동 스타벅스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는데 당시 에어컨 바람을 타고 이동한 바이러스가 감염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방대본은 "날씨가 무더워지는 하절기에는 에어컨 사용 시간이 증가해 환기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 휴가철이 오면 이동량이 증가하고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맞통풍 등 자연환기를 강화해야 한다.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대본이 2020년 5월에 발표한 에어컨 사용지침을 보면 에어컨을 사용할 때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바람세기를 낮추는 것이 확산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사용할 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선풍기 바람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순환하기 때문에 바람세기를 낮추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켤 때는 창문을 닫고 사용하되, 최소 2시간마다 1회 15분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시설에서는 실내 이용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주문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최소 1일 1회 이상 실내를 소독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환자가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25일 올여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경우 일일 확진자가 10만~2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을 공개했다.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는 1만~2만명대를 오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6584명 발생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늦어도 7월에는 현재 수준의 신규 확진자보다 적게는 4배, 많게는 8배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여름 재유행 규모를 줄이려면 냉방기 사용과 실내 마스크 착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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