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은해, 남편 애정을 이용한 심리적 압박 가해"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해자 윤모 씨가 용의자 아내 이은해 씨와의 관계 회복을 바란다는 하소연을 공범 조현수 씨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도 조씨처럼 이씨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어제(8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윤씨는 숨지기 5개월여 전인 2019년 1월 조씨에게 이씨로부터 무시를 당해 괴롭다는 내용의 SNS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조씨에게 “은해한테 쓰레기란 말 안 듣고 싶어”, “나도 은해한테 정신병자란 소리 안 듣고 그냥 존중받고 싶어” 등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어 “이제 좀 무서워 은해가 짜증 내고 욕할까봐”라고 말하면서도 “나도 현수처럼 은해에게 인정받고 싶다”, “은해한테 꼭 인정받아서 잘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윤씨가 이씨로부터, 정신을 지배해 타인을 노예처럼 만드는 행위인 일명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윤씨는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었지만 경제권을 이씨에게 모두 넘겨 생활고를 겪었습니다. 또, 신혼집을 마련하고도 함께 살지 못해 반지하를 전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KBS 뉴스 ‘디라이브’에 출연해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씨가 악의를 갖고 윤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며 "마치 사랑을 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부부 관계를 유지해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이기에 헌신적으로 애정을 갖게 된다. 이씨는 그 애정을 이용해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심리적 압박을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 후 잠적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검찰이 지난달 30일 두 사람을 지명수배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으나 검거에 필요한 결정적인 제보는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인천지검과 인천경찰청은 지난 6일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검·경 합동 검거팀’을 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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