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시의 한 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뇌병변장애가 있는 삼형제 등 4명이 숨졌다.
17일 김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0시 47분께 김제시 신풍동 주택에서 화제가 발생해 A씨(70)와 50대 남성 3명이 숨졌다.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그와 사실혼 관계인 B씨, B씨의 남동생 3명이 있었다.
B씨만 불이 번지기 전 몸을 피해 화를 면했다. B씨는 "'펑'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와보니 집에 연기가 자욱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씨는 이어 "남편이 며칠 전부터 '다 함께 죽자'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자주했고 기름통을 집으로 가져왔길래 두 차례나 치운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재로 숨진 B씨의 남동생 3명은 모두 혼자서 거동이 불가능한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었고 A씨도 몸이 쇠약해 전동휠체어에 의지한 채 생활해 왔다.
경찰은 A씨가 신변을 비관해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집에서 거주하는 5명은 숨진 3명의 장애수당 170여만원, B씨의 공공근로 수당으로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집으로 가져왔다는 인화성 물질의 구입 경로와 화재 당시 상황을 파악 중이다.
경찰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감식을 진행, 정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제 = 박진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