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시민회의(상임대표 태범석)는 최근 5년간 자살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부산광역시·인천광역시·전라남도·충청남도에 생명 레드카드를 발급한다고 17일 밝혔다.
생명존중시민회의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인구10만명당 자살자 수는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8개 특별시·광역시의 인구10만명당 자살자수를 비교해 보면 부산시 27.4명, 대전시 27.2명, 인천시 26.5명 순으로 가장 높았다.
부산시는 지난 2019년보다 9% 자살률을 낮췄지만, 2년 연속 8개 특별시·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천시는 전국적으로 자살률이 낮아지는 상황인데도 2.3% 증가해 생명존중회의가 부산시와 인천시 등 두 광역자치단체에 보다 근본적인 자살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생명 레드카드'를 부여했다.
자살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도·특별자치도의 경우 모든 지역에서 자살률이 감소한 반면 전라남도는 2020년 인구10만명당 자살자 수가 28.5명으로 중간 수준의 자살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전년 대비 12.2%란 큰 폭의 증가율을 보여 레드카드를 받았다.
충청남도의 2020년 자살률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지만 2019년과 2020년 연속 전체 도·특별자치도 중 가장 높은 자살자 수를 기록했고, 2016년 대비 2020년 자살률이 8.1% 증가해 레드카드를 발급받았다.
대전시의 경우 자살률은 5.2% 감소했지만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27.2명으로 높고 2018년 대비 자살률이 9.7% 증가해 지난해에 이어 또 옐로우카드를 받았다. 강원도는 자살률이 0.3% 감소에 그쳐 전국의 자살률 감소에 비해 미흡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전체 도·특별자치도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자살률을 기록해 엘로우카드를 발급받았다.
충청북도는 2020년 자살률이 전년 대비 12.9% 줄었고, 2016년과 비교해서도 17.4% 감소해 전체 도·특별자치도 중 유일하게 블루카드를 받았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이사는 "자살률은 지역사회의 적절한 대책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게 모든 나라에서 확인되고 있다"면서 "레드카드를 받은 광역자치단체들이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안전생활시민실천연합 본부장은 "광역자치단체가 자살률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예산을 배정하고 조직을 구축해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며 "리더의 관심과 추진력, 책임이 있어야 가능하다. 국가 예산 최소 1%의 이상을 지자체 자살 예방 활동에 투자하도록 지시하고, 자살 예방 전담부서가 지방자치단체에 반드시 설치되도록 정부조직 개편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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