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로 인한 현역면제 20대, 알고보니 전과목 'A' 수석

육군훈련소 입소 후 우울증 등 호소해 귀가조치
법원, 병역법위반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병역의무를 감면받기 위해 정신질환자 연기를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병원에서 전체 지능이 지적장애에 해당한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이 남성은 대학에서 수석을 했을 정도로 정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대 A씨는 지난 2015년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군의관과의 면담에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자살을 암시해 훈련소 입소 나흘 만에 귀가조치 되어 집으로 복귀했습니다.

사회로 돌아온 A씨는 약 6개월간 10여 차례 국립건강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잠이 안 온다", "집에서 나가기 싫고 아무런 의욕이 없다", "아버지의 폭력성을 벗어나고자 군대에 갔는데 귀가 조치돼 좌절감이 생겼다"등 의사에게 극심한 우울감과 정신질환을 호소했습니다.

임상 심리 검사에서도 전체지능이 '66'으로 나타나 지적장애에 해당한다는 소견이 나왔고 불면증 및 초조감 등이 지적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결국 A씨는 2016년 경기북부병무지청에서 진행된 재신체검사에서 우울장애 등을 이유로 신체 등급 4급 사회복무요원소집대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A씨가 주장한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한 사실도, 군입대전 정신질환 약물을 복용했다는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는 고등학교 때 성적이 향상되며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1학년 1학기 성적이 평점 4.5점 만점에 4.43점을 취득하는 등, 지적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또, 고교 시절 생활기록부에 언어 구사 능력이 좋고 리더십이 있어 모든 일에 앞장서서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성격이라는 담당 교사의 평가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2017년부터 2년 가까이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외에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휴대폰 판매 일을 하는 등, 군에서 귀가 조치된 후 정상적인 생할을 했던 것으로 조사됩니다.

A씨는 지인들에게 "고의로 병역기피를 해서 공익을 받았다"며 "현역을 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병역 문제와 관련한 미심쩍은 행동을 이어온 A씨는 결국 병영법위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며 자신은 실제로 장애가 있어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판정을 받은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쓴 사건으로 범행 경위와 방법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도 향후 군에 입대하게 될 경우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요소를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