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살 빼야겠다"고 말하며 여중생의 가슴을 만진 70대 의사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가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남자인 줄 알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박헌행 재판장)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72세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더불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 제한도 명했다.
A 씨는 지난 해 9월 28일 대전 서구 소재 한 병원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14세 B 양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에서 A 씨는 B 양에게 "살을 빼야겠다"고 말하며 가슴을 만진 것으로 조사 드러났다. A 씨는 재판 당시 "B 양이 남자인 줄 알았다"며 추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가 수치스러운 내용을 상세한 거짓말로 꾸며 진술했다는 것을 쉽게 상정하기 어렵고, A 씨의 주장과 달리 추행 당시 여자인 것을 알 수 있었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범행 경위와 수법, 장소 등을 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그럼에도 A 씨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과 사건을 무마할 목적으로 허락 없이 피해자 측을 직접 찾아간 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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