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 힘든 현실을 이겨내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국민 여러분 우리의 힘찬 미래의 첫걸음은 용기 있는 투표입니다. 허경영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사전 녹음한 10초짜리 투표 독려 전화 멘트다.
허 후보 측이 불특정 국민들에게 이런 녹음 전화를 무차별적으로 돌리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는 가운데 특히 수험생들이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오매불망 지원한 대학교의 추가 합격 소식만 기다리고 있는데 허 후보 측의 전화 때문에 실망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30일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수험생들이 올린 게시물을 보면 허 후보 측이 보내는 전화번호는 서울지역 번호인 '02'로 시작한다. 이런 만큼 수험생들은 02 지역번호를 보고 추가 합격 소식일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긴장감 속에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한 수험생은 "추가 합격 소식을 기대했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허 후모의 녹음된 투표 독려 메시지가 나왔다"며 "대체 누구인지, 불쾌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현재 상당수 대학교가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추가 합격의 경우 해당 대학교 입학처에서 수험생 개인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입학 의사를 묻는다. 전화를 받지 못하면 기회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예비 번호가 가까운 수험생들은 이 시기 걸려오는 전화 한통 한통에 민감해 할 수밖에 없다.
한 누리꾼은 "아는 동생이 허경영 후보 측의 전화를 받는 사이 1지망한 대학교에서 걸려온 추가 합격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다행히 부모님에게 전화가 갔지만 큰 일이 났을 수도 있다"며 가슴 졸인 한 수험생의 이야기를 전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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