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한 가정을 책임지는 일…속상하다"
지난달 수원의 한 택시기사가 20대 여성들에게 택시요금을 '먹튀' 당한 데 이어, 최근에도 한 택시기사의 승객이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갔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택시비 요금 먹튀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 씨는 자신이 택시 기사 아들이라고 밝혔습니다.
A 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지난 27일 새벽 12시 30분쯤 경기도 부천 소사역 부근에서 승객을 태우고 30분 이상 운전해 안산에 도착했습니다.
A 씨는 "제가 직접 택시에 타고 있던 건 아니지만 블랙박스만 20번 이상 돌려봤다. (승객은) 음주를 즐겼는지 택시 탑승 뒤 정확한 목적지를 말하고 핸드폰 확인하는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그런 뒤 숙면을 취하며 목적지까지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숙면과 동시에 더 취했는지 도착한 뒤 헐레벌떡 택시에서 내렸다. '요금을 계산하겠다'고 말하고 파워워킹하며 정확한 걸음걸이로 줄행랑을 치더라"고 말했습니다.
택시 요금을 내지 않고 내린 뒤 빠른 걸음으로 도망가는 승객 / 영상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당시 가장 손님이 많은 피크시간이었지만, A 씨의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와 접수를 하느라 시간을 다 허비했다고 합니다. A 씨는 "길에 손님이 한 명도 없어 그대로 집에 오셨다"고 했습니다.
A 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손님이 목적지에 도착한 뒤 다급하게 택시에서 내려 걸어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택시 기사가 불렀지만, 손님은 힘차게 걸어갈 뿐,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관해 "아버지가 창문을 열고 요금 지불을 말했더니 손님이 '집에 사람이 있다. 전화를 해서 돈 가지고 내려오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그렇게 말한 뒤 엄청나게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갔다"고 댓글로 부연했습니다. "꼭 잡아서 합의금까지 받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에 A 씨는 "택시비와 합의금도 문제지만 너무 괘씸해서 처벌에 대해 더 신경 쓰려고 한다"며 "아버지가 택시를 10년 이상 하셨는데 택시기사 대부분이 한 번 정도는 겪어봤다고 하더라"라고 토로했습니다.
A 씨는 "누군가에게 좀 더 편한 교통수단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직업인데 안 좋은 경험으로 트라우마가 되어 한 가정의 기둥을 뽑아버리는 경우를 볼 때마다 속상하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일에도 수원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택시 기사가 20대 젊은 여성들이 '먹튀'를 했다며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여성 중 한 명은 택시가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 달아났고, 다른 한 명은 카드를 찾는 척하다 교통카드가 있었다며 택시 기사에게 건넸습니다. 그러나 이 교통카드에는 충전된 금액이 없었고, 이 여성도 계산하는 척하다가 친구를 따라 도망쳤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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