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악취 때문에 미치겠다"…알고보니 원인은 '이것'?

A 씨 "악취 항의하니 녹차 향을 피우더라"
아랫집 찾아가 장롱문까지 다 열어 확인
전문가, '이것'에서 악취 원인 발견

3년간 아랫집에서 악취가 올라온다며 고통을 호소한 한 주민이 악취의 정체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어제(21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악취로 인한 층간 갈등을 빚는 한 주민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주민 A 씨는 "집 안으로 냄새가 쫙 올라오는데 미치겠더라"라며 악취의 원인으로 아랫집을 지목했습니다. A 씨는 "저 집에서는 자기네 집에선 냄새가 하나도 안 난다고 하더라. 굿을 하는지 제사 지낼 때 향을 쓰는 데 우리가 하도 항의를 하니까 이제는 녹차 향을 피운다"고 주장했습니다.

3년째 계속되는 악취에 A 씨는 냄새를 멈춰달라며 발을 쿵쿵 구르기 시작했고, 이에 아랫집은 층간소음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이에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평소에도 공기청정기 두 대를 가동 중"이라면서 "안방 벽 쪽에 머리를 두고 못 잔다. 시간에 맞춰서 냄새가 난다. 7시, 9시, 11시, 2시, 4시 등 이렇게 난다. 신경을 쓰니 이마가 떨린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아랫집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아랫집 주인 B 씨는 "자꾸 냄새난다고 쿵쿵거리는데 냄새날 물건이 하나라도 있으면 억울하지도 않을 것 같다"면서 "내가 (A씨한테도) 다 보라고 했다. (A씨가) 장롱문까지 다 열어봤다. 내가 무당인 줄 알고. 그런데 새벽 2시 다 됐는데 쿵쿵거리더라. 아주 막무가내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이에 실내환경 전문가가 직접 A 씨의 집을 찾아 특수장비를 이용해 악취의 원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집안 이곳저곳을 둘러봤지만 특수장비는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안방 화장대 앞에 멈춰선 전문가가 무언가를 보고 '이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전문가가 가리킨 것은 A 씨가 과거에 받았지만 쓰지 않고 쌓아 둔 클렌징 크림이었습니다. 전문가가 크림 뚜껑을 열고 장비를 가져다 대자 기계는 34.8이라는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보통 음식물 쓰레기가 15, 변기가 20, 썩은 달걀이 30 정도의 수치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는 "보통 수치가 4 이하로 나와야 하는데 계속 올라간다"며 "녹차 냄새가 난다고 하지 않으셨냐. (클렌징 크림이) 녹차로 만든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A 씨는 클렌징 크림을 열어본 적이 없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전문가는 "밀봉 했을 때도 은은하게 살짝 살짝 냄새가 나온다. 베란다 문을 열어 놨는데 냄새가 확 들어왔다고 하면 와류 때문에 갑자기 몰려서 냄새를 맡았을 수 있다. 원인이 될만한 걸 하나 찾아봤으니 오늘 그걸 치우시고 며칠 주무셔보시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A 씨는 며칠 동안 문제의 클렌징 크림을 치우고 생활했는데, 놀랍게도 며칠 후 다시 찾은 제작진에게 "밤새도록 잘 잤다. 냄새도 안 나니 상쾌하고 공기도 맑으니 잘 잤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그동안 자신의 오해로 이웃과의 갈등을 빚은 것에 대해 직접 떡을 돌리며 사과를 했습니다. 자신의 항의를 들어주던 경비원에게도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