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고(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기리기 위한 '김근태기념도서관'이 문을 연다.
3일 도봉구청(구청장 이동진)은 도봉구 도봉산 입구 자락에 위치한 김근태기념도서관이 4일 개관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동진 구청장과 김부겸 국무총리, 시·구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도서관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기획전시 및 자료 열람실, 다목적강당, 수장고 등으로 이뤄진 '본관'과 상설 전시가 이뤄지는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도서관은 김 전 장관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뜻을 기리기 위해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실현하는 민주주의·인권 특화 도서관'이란 비전 아래 운영될 예정이다. 또 민주주의 기록물을 보존·전시하는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겸하는 '복합문화공간 라키비움형 도서관'의 특징을 가진다.
본관은 다수의 사회과학 장서를 비치하고 있다. '대화할 수 있는 용기', '민주주의 꿈', '평화가 밥이다', '희망은 힘이 세다' 등 김 전 장관의 어록들을 도서분류명으로 활용했다. 또 어린이 독서와 교육활동 공간인 '민주주의 놀이터' 등 문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전시실은 민주주의·인권 관련 전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이다. 도서관은 개관 기념 첫 기획전시로 김 전 장관 추모전인 '가야 할 미래, 김근태'를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미술가들은 김 전 장관의 삶과 정신을 다각도로 조명해 영상·설치·조각·조화 등을 선보인다. 기획전시 외에 김 전 장관의 삶과 정신을 표현한 기록물이 도서관에 상시 전시될 예정이다.
도서관은 평일 9시부터 20시, 주말 9시부터 17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및 법정 공휴일은 휴관이다.
김 전 장관은 1971년 서울대 내란음모사건으로 수배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재야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제도권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계열 주요 정치인으로 활동했고 참여정부 하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군사정권 하에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했고, 2011년 세상을 뜰 때까지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았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받았고 1988년 독일의 함부르크 재단으로부터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된 바 있다.
한편 도봉구는 김근태기념도서관을 비롯해 주민들을 위한 문화시설들을 마련하고 있다. 12월중 완공을 앞두고 있는 '평화울림터'가 대표적이다. '평화울림터'는 움푹 팬 둥근 그릇 형태의 야외음악당으로 음향시설 없이도 소리의 반향만으로 음원을 증폭하는 구조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의미있는 문화시설들이 연내 순차적으로 완공함으로써, '문화도시 도봉'로서의 역량이 한층 더 두터워졌다"며 "'김근태기념도서관'과 '평화울림터'를 통해 도봉구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찾고, 교류하는 거점으로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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