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에서 사건 당시 1층에 있던 남경도 3층 복도로 향하다 다시 되돌아온 사실이 밝혀졌다. 여경은 물론 현장 인근에 있던 남경도 같이 현장을 이탈했다는 것이다.
23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경위는 3층에서 비명이 들리자 빌라 안으로 진입했지만 1층으로 뛰어내려오는 B순경을 발견하고 다시 빌라 밖으로 빠져나왔다.
사건 당시 1층에서 A경위는 피해자의 남편과 함께 있었다. 비명을 들은 남편이 3층으로 뛰어 올라가 맨손으로 흉기를 든 가해자를 제압했다. 이 때문에 A경위의 합류가 왜 늦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당초에는 남편이 빌라 안으로 들어간 뒤 공동현관문이 잠겨 다른 주민이 현관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A경위도 남편을 따라 빌라 안으로 들어갔지만 B순경과 함께 빌라 밖으로 빠져나왔고 이후 공동현관문이 잠겼다.
그동안 범행이 벌어진 3층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현장을 빠져나온 여경에게 비난이 집중됐다. 하지만 19년차 베테랑으로 알려진 A경위도, 현장 배치된지 반년이 채 되지 않는 시보 경찰관과 함께 현장을 빠져나온 셈이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4시 50분경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4층에 거주하던 40대 남성이 3층에 거주하는 50대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B순경이 3층에서 50대 여성과 딸에게 피해 신고를 접수하는 동안 4층 주민이 내려와 3층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의 목을 찔렀고 그의 20대 딸도 가해자에게 손과 얼굴을 찔렸다. 하지만 A순경은 가해자를 제압하지 않고 구조 요청을 한다며 빌라 밖으로 빠져나왔다. 사건 당시 1층에는 50대 남편과 A경위가 있었다. 비명을 들은 남편이 4층 주민과 격투를 벌여 제압했고, 경찰 2명은 이후에 현장에 나타났다. 경찰 2명 모두 현재 대기발령 상태이며 인천 논현경찰서장은 직위 해제됐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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