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공무원, 가방 손괴 사건 피의자로 몰려
가방 손괴 피해자 "팀원 범인 취급하지 않았다"
가방 손괴 피해자 "팀원 범인 취급하지 않았다"
경기 동두천시청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공무원이 직장 내에서 절도범으로 몰려 억울함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가방 손괴 피해자가 "범임을 특정해 경찰에 신고한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리 공무원 딸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동두천시청 농업축산위생과에 근무하다가 팀원의 가방이 칼로 손괴되었는데 그 가방 당사자가 범인으로 우리 딸을 지목하여 경찰에 신고했다"며 "아무런 증거 없이 정황상 우리 딸을 범인으로 몰았고 팀 구성원들도 범인으로 몰았나 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경찰서 출석하여 조사받고 그 압박감 그리고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자택 15층에서 뛰어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6일 오전 7시께 양주의 한 아파트 주민이 현관 인근에 쓰러져 있는 작성자의 딸 A(29)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습니다. A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습니다.
CCTV에는 A 씨가 스스로 아파트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자택에는 휴대전화 등의 유품은 발견됐지만 유서는 없었다고 전해졌습니다.
가방 손괴 사건 당일 점심시간에 A 씨는 사무실을 지키는 당직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점심식사 후 돌아온 동료 B 씨가 자신의 가방이 칼로 찢겨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사무실 내 CCTV가 없어 이를 증명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작성자가 올린 A 씨와 동생의 카카오톡 대화록/사진=보배드림
작성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기 동생과의 대화 내용"이라면서 동생과의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A 씨는 동생에게 "진짜 사무실에 나 혼자 있었는데 왜 문을 열고 닫았냐고 한다. 그거 누가 의식하냐. 손 떨린다"라고 했고 "언니가 그랬냐"고 묻는 동생에게 "아니, 내가 왜 해. 진짜 어이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과장도 나 불러서 회의한다고 하고, 너무 슬프다. 난 그게 점심시간에 이뤄진 게 맞는지…"라며 "시청에서 나 '칼쟁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벌벌 떨린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작성자는 B 씨가 A 씨를 범인으로 몰았다는 점과 관련해 인스타그램 게시물도 공개했습니다.
작성자가 올린 인스타그램 캡처본 일부/사진=보배드림
해당 게시물에서 여성은 "어떤 미친 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그 뒤에 하는 행동들이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들고 억울하게 만든다"라며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 할 뿐이다. 다들 니가 한 짓인 거, 사이코패스라는 거, 네가 섬뜩하다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 씨의 신고 이후 A 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 15일 피의자 전환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이에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A 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글이 도마 위에 오르자 B 씨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B 씨는 "사무실 내에는 CCTV가 없지만, 복도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잠시 방문한 민원인 할머니를 제외하고 A씨 밖에 없었다"며 "자리를 비운 사이 가방이 칼로 찢겨 있어 충격받았고,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A 씨를 지목해 경찰 고소를 하지 않았다며 "며칠 숙고 후 범인을 밝혀달라고 수사 의뢰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 씨는 "팀원 전체가 A씨를 일방적으로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오히려 A씨 편에서 격려해 준 팀원들도 많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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