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맞고 코로나 끝난 줄 알았는데"…美 추가접종 검토 나서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리보핵산(mRNA) 계열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수년간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 된다. 연구진은 얀센 백신의 경우 mRNA 계열의 백신보다 면역 반응이 덜 지속될 것으로 봤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2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소속 면역전문가 알리 엘레베디 연구진의 논문이 네이처에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수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신체에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와 변종이 현재의 모습보다 훨씬 넘어 진화하지 않는 한 mRNA 계열의 백신으로 면역화된 사람들은 부스터샷(추가접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뒤 mRNA 계열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을 경우 평생 부스터샷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엘레베디 박사는 "이것은 코로나19 백신으로부터 우리 면역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한 굉장히 좋은 신호"라고 강조했다

모더나 백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논문에 따르면 mRNA 계열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배중심(胚中心)이란 특수 구조가 림프절에 형성된다. 이 구조는 바이러스를 인지하는 기억세포가 오랫동안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변이 바이러스 발생을 억제하도록 교육한다. 특수 구조는 기억세포를 위한 일종의 엘리트 학교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정교하고 다양해지는 바이러스 유전 서열을 특수 구조를 통해 기억세포가 배워가기 때문이다.
14명의 연구 대상자들은 1회차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15주가 지난 뒤에도 이런 배중심이 여전히 높은 상태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지하는 기억세포들의 숫자도 줄지 않았다. 다만 배중심은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1~2주 후 정점에 달한 뒤 약해진다.
애리조나대 면역학자인 딥타 바타차르야 교수는 "(배중심은) 통상 4∼6주가 지나면 많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mRNA 계열 백신에 의해 활성화된 배중심은) 여러 달이 지나도 여전히 지속되고 대부분의 경우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RNA 계열의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가 얼마나 오래갈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백신 예방효과를 크게 비껴가는 변이가 없다면 이론상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반면 연구진은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선 따로 분석하지 않았지만, mRNA 계열 백신보단 면역 반응이 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엘레베디 박사는 (얀센 백신의) 면역 반응이 mRNA 백신에 의해 생성 된 것보다 내구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신내 연세제일내과에서 사전예약을 한 접종자가 얀센 백신을 맞고 있다. [이승환기자]

얀센 백신은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하면 돼 주목받았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지원받아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대원을 비롯해 군 종사자 등이 접종했다. 현재까지 30대 이상 남성 80만명이 얀센 백신을 맞은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미국 등에서는 델타·델타 플러스 등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얀센 백신 접종자는 mRNA 백신인 화이자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추가 접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얀센 모회사인 존슨앤존슨은 델타 변이 예방률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얀센과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회만 접종 시 델타 변이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이 33%에 그쳤다. 2차 접종을 완료하는 경우 확률이 59.8%까지 높아지지만 여전히 화이자(87.9%)보다 낮다.
최근엔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리더 김성규 씨가 얀센 백신을 맞은 지 17일 만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돌파감염'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