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신공항 유치에 유리하도록 가덕도 우수 생태환경을 기술한 부분을 자연환경 조사보고서에서 고의로 누락하거나 변경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환경단체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9개 지역 환경운동연합은 오늘(28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자연환경 조사보서 조작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혈안이 돼 가덕도 자연생태 현황 글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면서 "진상규명과 민관 조사단 구성을 촉구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시에서는 '업로드 과정에 다른 버전이 게시된 실수'라고 발뺌하기에만 급급하다"면서 "신공항을 염원한다고 해도 데이터까지 조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누구의 지시로 조작했는지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 23일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제2차 부산자연환경조사보고서'가 원본과 달리 가덕도 생태환경 부분이 변형돼 공개돼 있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자연환경조사보고서는 시 조례에 따라 산하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해 10년 주기로 펴내는 환경보고서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2016년에 작성됐습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작 의혹 보고서에는 14쪽 분량의 가덕도 우수 생태계 단락이 모두 삭제돼 있었습니다.
가덕도 권역 멸종위기종 동식물(특정종 75종, 멸종위기Ⅱ급 1종, 희귀식물 10종) 내용도 모두 편집돼 있었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 서식지를 '가덕도 어음포골 계곡 주변'에서 '서부산권역'으로 바꿔 놓는 등 곳곳에서 지명을 수정한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대흥란, 두루미천남성, 야고, 참식나무 등 가덕도 식생과 관련된 사진도 삭제됐습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조작본에서 달라진 점을 정리해 적은 내용만 A4 용지 6쪽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원본과 다른 파일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어떤 경위로 바뀌었는지는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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