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대검찰청은 오늘(5일)부터 사실상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윤 총장이 어제(4일)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사의를 표명하자 청와대가 한 시간여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의 사표는 검찰업무를 관장하는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로 전달됩니다. 어제 이미 청와대가 사의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사표 수리 자체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4일) "법무부에 사표가 접수됐고 사표 수리와 관련된 절차는 앞으로 행정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후임 임명도 법에 정해진 관련 절차를 밟아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만큼 윤 총장은 오늘부터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총장의 휴가 기간 동안 대검 업무는 조남관 차장검사가 '직무대리'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검찰청법 제13조에 따르면 차장검사는 검찰총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직무를 대리하게 돼있습니다. 매일 총장이 주재하던 업무보고와 수사 지휘는 조 차장검사가 대신하게 됩니다.
추후 사표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수리되면 조 차장검사는 총장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직무대행' 역할을 하게 됩니다.
후임 총장 인선까지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총장직무대행 체제는 4월 재보궐선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무부는 신임 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총장 후보에 적합한 인물을 천거 받는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후보추천위는 당연직 위원 5명, 비당연직 위원 4명 등 총 9명으로 꾸려집니다. 당연직 위원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입니다. 비당연직 위원은 검사장급 출신 인사 1명과 학식과 덕망을 갖춘 비(非) 변호사 출신 3명으로 구성됩니다. 이 가운데 1명 이상은 여성이어야 합니다.
후보추천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총장 후보자로 3명 이상 추천하면, 장관이 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총장으로 임명해달라고 제청하게 됩니다. 이후 총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기를 시작합니다.
윤 총장의 퇴임식은 별도로 열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다만 윤 총장은 어제(4일) 마지막 퇴근길에 대검 청사 로비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먼저 나가게 돼 아쉽고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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