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어학원에서 직원이 배달원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가운데 배달노조가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배달 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3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와 라이더유니온이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라며 "손님은 공인이 아닌 개인일 뿐이며,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기사에 대한 갑질 녹음 파일은 피해자가 올린 게 아니다"며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이 사건이 인터넷상에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해당 학원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을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과 학원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가해자는 학원의 셔틀버스 도우미였으며, 지난 1일 근무 후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배달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의 한 어학원 직원이 배달대행업체 업주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낸 통화 녹음파일이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게시글과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오후 배달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한 강사가 주소를 잘못 기재한 바람에 추가 배달비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배달원이 추가 배달비 계산을 요구했으나 강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 바쁘다"는 식으로 계산을 미뤘다.
다른 주문을 배정받아 시간이 촉박해진 배달원은 계산을 먼저 해달라고 거듭 요청한 끝에 돈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강사는 배달대행업체로 전화를 걸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겠냐" "기사들이 뭘 고생해, 오토바이타고 부릉부릉하면서 놀면서 문신하면서 음악 들으면서 다니잖느냐" 등 배달원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게시글과 통화 녹음파일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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