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며 전체 환자 규모가 커지자 사망자 숫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인공호흡기와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 역시 200명을 훌쩍 넘어선 상황이어서 이들을 치료할 병상 확보 또한 시급한 실정입니다.
오늘(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와 치료를 받던 중 숨졌거나 사후 양성으로 확진된 사망자는 전날 하루에만 총 1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일 13명에 이어 또다시 10명대를 기록한 것으로, 이틀간 사망자는 총 25명에 이릅니다. 앞선 1·2차 유행 당시에도 사망 사례가 하루 8∼9명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이처럼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입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위중증 환자 역시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입니다.
이달 1일(발표일 기준)부터 일별 위중증 환자는 97명→101명→117명→116명→121명→125명→126명→134명→149명→172명→169명→179명→179명→185명→205명→226명 등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날과 비교하면 하루 새 21명, 지난 1일과 비교하면 보름 사이에 배 넘게 증가한 셈입니다.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 흐름이 본격화한 가운데 사망자,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고령층 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상대적으로 더 위험합니다. 치명률 역시 전체 평균은 1%대이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 높아집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환자 발생 규모가 워낙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환자 구성에 있어 고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는 60대 이상 환자 수 자체가 증가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그는 사망자, 위중증 환자가 코로나19 유행 이래 가장 큰 규모라며 "(감염이 발생한) 장소를 보면 60대 이상이면 취약계층이 많은 요양병원, 요양원, 의료기관 등의 시설이 늘어났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넉넉지 않은 점은 방역당국의 고민을 깊게 합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에 총 40개뿐입니다. 전날(43개)과 비교하면 하루 새 3개 줄어든 것입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서울 1개, 인천 2개 등 총 3개밖에 남지 않아 더욱 심각합니다.
중수본은 전날 기준 '준-중환자 치료병상' 확보 현황도 공개했습니다.
이는 중증 단계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치료를 위한 병상을 뜻합니다. 전국에서 확보된 59개 병상 가운데 40개가 사용 중이며 입원 가능한 병상은 19개입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천 명씩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 병상 287개와 경증·무증상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병상 4천905개를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각에서는 정부가 민간병원의 병상·인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이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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