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폰12 출시에 맞춰 알뜰폰 가입자가 늘자 일부 이통사가 알뜰폰 가입자 빼앗기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알뜰폰이 이통사에 가입자를 뺏기기만 하던 이전과 달리 이통시장의 '공수(攻守)'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SKT[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의 번호이동 수는 순감했지만, 알뜰폰 번호이동 수는 순증했습니다.
SKT는 1만3천314건, KT는 8천444건, LG유플러스는 5천916건 순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SKT 망을 쓰는 알뜰폰 번호이동은 2천486건,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폰은 2만8천707건 늘었습니다.
KT 망을 쓰는 알뜰폰 번호이동은 3천519건 감소했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이폰12로 인한 자급제+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기존 자사 알뜰폰(MVNO)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 등이 효과를 보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이통사들은 이와 관련해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는 유통망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알뜰폰과 상생해야 할 이통사가 불공정 영업을 통해 알뜰폰 특수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판매채널이 공개한 '정책표'에 따르면 KT는 이달 중 단발성으로 알뜰폰 가입자를 자사 번호이동으로 유치할 경우 유통망에 최대 42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갤럭시A10e, 갤럭시A21, 갤럭시A31, 갤럭시폴더2 등 최신 저가폰 등이 대상입니다.
특히 이 정책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는 정책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해 알뜰폰 가입자만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다른 유통채널에서도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는 경우 판매점에 건당 5만원의 리베이트를 추가로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 1위였던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된 이후 KT망 대신 LG유플러스 가입자만 모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이통사들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알뜰폰 유치에 나서는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KT는 MNO(이동통신)와 알뜰폰을 구별해 수수료 정책을 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 역시 일부 유통 채널에서 알뜰폰 번호이동에 대해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뜰폰 업계는 아이폰12 출시 이후 모처럼 알뜰폰 시장이 활력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인 이통사들이 시장을 훼손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알뜰폰 가입자에 대한 차별행위가 지속하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행정 지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5G를 지원하는 자급제 단말에서 알뜰폰과 LTE 요금제 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결국에는 이통사들이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고, 5G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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