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미세먼지 원인을 둘러싸고 "국내 요인이 크다"는 주장과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서부 19개 시, 충북, 전북 김제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는 17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새벽 충북 덕산읍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당 121㎍으로 '매우 나쁨' 단계까지 치솟았다. 서울 노원구도 55㎍으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16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지난 12일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기정체가 주요 원인인 국내 주도형 사례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13일 오후 상층으로 국외 오염 물질이 일부 유입되어 국내 오염물질과 함께 축적되면서 농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대기 정체가 계속되고 오염물질이 재순환되며 고농도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기상청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도 이날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계속된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있다"며 "서쪽 지역과 영남지역 일부에서는 미세먼지가 잔류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예보문을 봐도 '대기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됐다'는 내용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16일 오후 8시 한반도 초미세먼지 대기질 예측 모델[자료 출처 = 국립환경과학원]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받는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한 네티즌(hion****)은 "중국 유입이 원인일 때는 조용했는데 이럴 때만 국내 대기 탓이냐"고 지적했다.
댓글에는 "중국이 공장 돌리면 미세먼지도 다시 시작된다(esk0****)" "국내 발생량으로 이런 대기오염이 나올 수 있나(jesu****)" "중국 공장 멈췄을 때 하늘 예뻤는데(thes****)" "위성사진 보면 중국에서 시뻘겋게 몰려오는데(boos****)" "왜 중국을 비호하지?(skan****)" 등 반응도 있었다.
미세먼지 주범이 중국발 오염물질이라는 연구 결과도 최근에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4일 환경복지연구센터 김화진 박사팀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의 구성성분을 측정해 2019년 3월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의 영향이었음을 밝혀냈다고 공개했다. 이 결과는 중국과학원(CAS) 연구진과 공동으로 연구해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국내 주도형일 수도 있고 국외 유입형일 수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순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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