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내일(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에서 논의될 예정입니다.
오늘(15일) 업계에 따르면 산경장 회의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결정되고 후속 절차를 밟아 인수가 종료되면 우리나라에 '글로벌 톱10' 항공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 기준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를 차지했습니다. 두 회사를 합치면 10위인 아메리칸 항공과 비슷해집니다.
국제 여객 수송 인원수 기준으로는 대한항공이 19위, 아시아나항공이 36위인데, 합치면 10위가 됩니다.
국제 화물 수송량 순위에서는 대한항공(5위)과 아시아나항공(23위)을 합치면 캐세이퍼시픽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보유 항공기로만 따져도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164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79대로 둘을 합치면 249대가 됩니다. 에어프랑스(220여 대), 루프트한자(280여 대) 등이 세계 10위권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대한항공(12조2천억 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천억 원)을 합쳐 약 20조 원이 되고, 자산은 40조 원이 됩니다.
아울러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을 일원화하면서 비용이 줄어들고, 중복 노선 간소화를 통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이 인수에 대해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 20조 원과 세계 10위권 규모가 된다는 전망은 코로나19 이전 항공업계가 정상적일 때를 가정한 합산치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진 올해 1~6월의 경우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4조 원이고,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은 1조9천억 원입니다.
여객이나 화물 수송 노선에서 겹치는 부분은 인수 이후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두 항공사의 실적 합산치가 그대로 나올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떠안게 되는 점도 대한항공에 부담이 됩니다. 대한항공 부채 총계는 23조 원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약 12조 원입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2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56.3%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이상 50% 이상이면 상장 폐지까지 심사됩니다.
화물 운송 확대로 겨우 적자를 면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2천291%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을 예정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립으로 형성된 양강 체제가 독주체제로 전환되면서 동시에 '글로벌 톱10' 항공사의 탄생으로 이어지지만,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되는 셈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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