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서울의 주한 프랑스 대사관 벽에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는 내용의 협박 전단을 붙인 외국인이 검거됐다.
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협박 전단을 붙이고 달아난 외국인 남성 2명 중 1명인 A씨(25세)를 이날 오후 충청남도의 한 도시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모두 이슬람권 국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일 오후 10시 30분경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주한 프랑스 대사관 담벼락에 '우리의 종교를 파괴하지 말라',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는 자, 그 칼에 죽임을 당하리라',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 등의 문구가 적힌 전단지 5장을 붙이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에는 빨간 색으로 'X' 표시를 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얼굴 사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전단이 프랑스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협박이라고 보고 A씨를 외교 사절에 대한 협박 혐의로 입건했다. 서대문 경찰서는 나머지 1명도 신원 특정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프랑스에서는 한 역사 교사가 수업 시간에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소개했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 청년에게 목을 잘리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며 이슬람 사원 폐쇄 등 강경책을 발표했지만 29일 프랑수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시민 3명이 살해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연이어 발생했다. 오히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레바논 등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이슬람 강경책을 비판하는 반(反)프랑스 시위가 확산됐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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