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석유를 팔아 수십 대의 자동차를 고장 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자동차 수리비로 5000만원을 내게 됐다는 사람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충남 공주경찰서는 4일 충남 논산과 공주 등 주유소 두 곳에서 가짜 경유를 판매한 이들을 대전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주유소 운영자 50대 A씨와 가짜 경유 공급자 B씨는 석유 및 대체 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A씨에게 가짜 경유를 공급했고, A 씨는 논산과 공주 일대 주유소에서 이 석유를 판매했다.
A 씨가 운영한 주유소는 2017년 1월에도 가짜 경유를 판매해 단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가짜 경유 피해자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8일부터 최근까지 관련 신고만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차량 운전자들은 차량에서 잇따라 배기가스 저감장치 고장과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충남 거주 김 모씨(44)는 4일 매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내 차에 가짜 경유가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차가 거의 고장 난 상태"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수리비 견적을 받았는데 1000만원이 넘어갈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가짜 석유 주유로 인한 차량고장'이라는 제목의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가짜 석유 때문에 매연저감장치(dpf)가 고장 나 수리비가 최대 5000만원까지 들어가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이어 "유사 석유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는데 아직 이런 문제가 근절되지 않았다"면서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범죄 집단들에 어이가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장 차를 활용해 먹고 살아야 하는 분들이 가짜 석유로 정신적·물리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피해를 본 사람들의 손해배상 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가짜 경유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자동차가 서서히 망가지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가짜 경유를 넣자마자 바로 증상이 나타났다"이라며 "이번 가짜 석유에서는 규소와 폐유 성분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유소로부터 거래 보고를 받고 있다"며 "가짜 석유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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