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이틀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에 머물러 향후 추이가 주목됩니다.
직전의 닷새 연속 100명대 세 자릿수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수 자체는 줄었지만, 일상 곳곳으로 번져 가는 감염의 불씨는 여전히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핼러윈 데이'(10월 31일) 인파에다 가을 단풍철 나들이객까지 겹친 지난 주말의 영향이 이번 주 중반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7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준으로 볼 때 현재로서는 1단계가 유력하지만 '핼러윈 감염'이 현실화할 경우 다시 세 자릿수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방역당국이 환자 발생 추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오늘(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75명으로, 지난 2일(97명)에 이어 이틀 연속 100명 아래를 유지했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닷새간의 100명대(103명→125명→113명→127명→124명) 기록을 고려하면 일단 확진자 발생이 다소 주춤해진 양상입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발생 확진자가 46명에 그쳐 직전일(79명)보다 33명이나 줄었습니다. 50명 아래는 지난 10월 20일(41일) 이후 2주 만입니다.
그러나 최근 요양병원·요양시설과 같은 감염 취약시설 외에도 가족, 직장, 학교, 헬스장 등 일상 공간을 고리로 감염 전파가 잇따르는 상황이어서 확진자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을 보면 시설과 유형을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고 있고, 특히 확진자 1명이 나온 뒤 접촉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추가 감염 사례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경기 성남시 분당중학교에서 시작된 집단발병은 확진자가 다닌 헬스장까지 이어져 학생뿐 아니라 동료, 지인을 포함해 총 40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의 한 음악교습 집단감염 역시 학생과 강사, 가족 등에게로 'n차 전파'가 일어나면서 현재까지 2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구로구 일가족(누적 47명), 강남구 럭키사우나(38명)와 관련해서도 감염 규모가 연일 커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156명),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안양시 요양시설(62명), 서울 송파구 소재 병원(17명) 등 의료기관발(發) 확진자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산발적 감염은 지속 중이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에서도 1단계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활 방역'으로 구분되는 1단계 기준은 1주간 평균 지역발생 일일 확진자 수가 ▲ 수도권은 100명 미만 ▲ 충청·호남·경북·경남권은 30명 미만 ▲ 강원·제주는 10명 미만입니다.
이번 주 통계만 놓고 보면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안정적인 1단계 기준 범위 내에 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이달 사흘간 확진자는 81명→62명→36명으로, 일평균 59.7명에 그쳤습니다.
신규 확진자에 더해 주 평균 60대 이상 확진자 수, 중증 환자 병상 수용 능력, 집단감염 발생 현황 등의 지표도 추가로 활용하지만, 단계 상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핼러윈 데이와 주말 각종 모임에 따른 영향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역사회에 숨어 있는 '잠복 감염'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전국의 포차와 주점, 클럽 등에 젊은 층이 대거 몰려들면서 자칫 5월 초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과 같은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환자가 급증한다면 단계를 조정할 수도 있으나 현 상황을 보면 7일 (새 거리두기 체계를) 시행하면서 굳이 단계를 조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지역발생 환자 수는 줄었으나 주간 흐름을 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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