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에 드론을 날려 아파트 창문을 통해 성관계 영상 등을 촬영한 일당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A 씨(41)를 구속기소하고 B 씨(29)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0시 8분부터 오전 3시까지 부산 수영구의 한 고층 아파트 창가로 드론을 띄운 뒤 입주민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드론을 조정하고 B씨가 촬영 대상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나체 상태로 성관계하는 입주민의 영상도 있었다.
이들의 범행은 드론이 추락하면서 적발됐다. 새벽 3시께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드론이 아파트 테라스에 떨어지자 놀란 주민들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이 부서진 드론에 촬영된 불법 영상을 확인하고 이들을 추적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드론을 찾으러온 소유자 A씨 등은 경찰을 보고 황급히 달아났지만, CCTV 분석 등을 통해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남녀 10쌍의 신체 부위가 찍혀 있었으며, 고가의 촬영용 드론인 데다 카메라 성능이 좋아 아파트 내부에 있는 사람들의 신체가 고스란히 찍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이 영상을 제3자에게 유포하거나 영리 목적으로 사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찍힌 영상 외에는 다른 불법 촬영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아파트 창문 밖에서 내부를 촬영한 행위는 주거침입죄의 '신체의 침입'으로는 보기 어려웠다"면서 "특별비행 승인 없이 드론을 야간에 띄운 것은 항공안전법상 과태료 처분 대상이라 부산지방항공청에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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