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1단계로 완화한 지 1주일이 더 지났지만 우려했던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었던 추석과 한글날 연휴를 거친 후 거리두기 1단계에도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자 방역당국은 조심스럽게 현 국면을 '안정세'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양·재활병원 집단감염 사례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는 데다 지인모임이나 일가족을 고리로 한 새로운 소규모 집단발병이 확인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58명으로, 지난 16일부터 닷새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일별 확진자 수를 보면 77명→63명→75명→64명→73명→75명→114명→69명→54명→72명→58명→98명→91명→84명→110명→47명→73명→91명→76명→58명 등으로, 1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7일(114명)과 15일(110명) 두 차례에 그쳤습니다.
특히 전날에는 검사 건수가 1만2천85건으로, 직전일(4천697건)보다 7천388건이나 늘었음에도 신규 확진자는 오히려 18명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양성률도 직전일의 1.62%(4천697명 중 76명)에서 0.48%(1만2천85명 중 58명)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통계 흐름만 보면 방역당국의 언급대로 안정세 내지 진정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감염 사례를 보면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과 관련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4명이 추가로 발견돼 누적 확진자가 6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경기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병원'에서는 격리 중이던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0명이 됐습니다.
부산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해서도 1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현재까지 총 74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새로운 집단감염도 서울과 경기에서 1건씩 보고됐습니다.
서울 강남·서초 지인모임에서는 지난 15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9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10명 가운데 모임 참석자가 8명이고 이들의 가족·지인이 2명입니다. 이들 중 한 명의 경기 양평 자택에서 지난 2일 동창 모임이 있었고 이후 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10일 강남구의 한 당구장에서 각각 모임이 이어진 것으로 방대본은 파악했습니다.
또 경기 수원의 일가족과 관련해서도 지난 16일 첫 환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과정에서 7명이 추가로 확진됐습니다. 8명 가운데 가족이 5명, 가족의 지인이 3명입니다. 이 가족은 지난 3일 모임을 가졌는데 가족 중 자녀 한 명이 태권도 학원에 다니면서 다른 수강생 3명에게까지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산발적 감염이 지속하자 방대본은 일단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방역수칙의 이행 정도가 결국 코로나19의 유행이냐 억제냐를 결정할 것이라며 철저한 수칙 준수를 당부했습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고위험군이 있는 요양기관, 정신병원 등에서의 집단 발생 차단과 조기발견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조용한 전파'를 죽이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방역수칙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는지가 이제부터 또 다른 코로나19의 유행을 맞느냐 아니면 차단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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