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사립대학이 적립금으로 유사증권에 투자해 총 63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수익률 대학과 최고 수익률 대학 간 수익률 격차는 70%포인트에 달했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현황'에 따르면, 전국 종합대학 39개교와 전문·원격대학 19개교의 유가증권 투자원금은 1조5300억원으로 총 손실액은 6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회계연도(2019년 3월 1일~2020년 2월 29일)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유가증권에 200억원 이상 투자한 대학들 중 투자원금 대비 손실액이 가장 큰 학교는 명지전문대였다. 수익률 -56%를 기록한 명지전문대는 투자원금은 213억원이지만 지난 2월말 평가액은 약 93억5540만원이었다. 평가차액이 119억4459만원에 달했다. 서강대는 -8.9%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난 2월말 평가액이 122억7904만원으로, 투자원금 133억9688만원보다 11억1784만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포항공대는 수익률이 14%를 기록하며 지난해 유가증권에 200억원 이상 투자한 대학 18개교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지난 2월말 포항공대의 유가증권 평가액은 385억1062만원으로, 투자원금보다 47억2428만원 높았다. 홍익대는 수익률이 2.1%로 집계됐으나 투자원금 자체가 3077억원에 달해 평가차액이 64억3615만원으로, 사립대학들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서 의원은 "학생과 교직원의 교육 활동에 쓰여야 하는 적립금인 만큼 최소한의 안정성이 담보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부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학은 교육시설의 신·증축, 학생 장학금 지급, 교직원 연구 활동 지원 등을 위해 재산을 적립하고 있다. 이중 등록금회계에서 비등록금회계로 전출된 적립금 상당액을 제외한 1/2 한도에서 증권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투자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져도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규정은 없다.
[문광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